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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브런치스토리 응원하기 기능 추가와 문제점

2023년 10월 17일, 티스토리 및 브런치스토리에 '응원하기'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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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기 기능 추가 공지

응원하기는 티스토리 및 브런치스토리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된 기능으로, 해당 플랫폼에서 게시물을 만족스럽게 읽은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작성자에게 보내줄 수 있는 기능입니다. 쉽게 말해 일종의 후원 기능이 추가된 것입니다. 

 

응원하기 기능의 추가

이번 응원하기 기능 추가는 최근 티스토리 블로그 내에 카카오가 자사 광고를 삽입했던 일과 연관이 깊습니다. 당시 카카오의 광고 삽입으로 인해 기존 블로거들의 애드센스 수익이 감소하여 반발이 일어나자 티스토리 팀에서 '블로거들을 위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던 바 있는데요. 이번에 추가된 응원하기가 그 새로운 수익 모델이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응원하기의 문제점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블로거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기존 애드센스 수익을 강탈당한 것도 불쾌한데, 추가 수익 모델이라고 나온 응원하기 역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응원하기 기능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미 실패한 방식

과거 티스토리에는 이번에 추가된 응원하기와 사실상 동일한 역할을 했던 '밀어주기'라는 기능이 존재했었습니다. 블로그 게시물을 읽은 독자가 100원, 300원, 1000원, 3000원 중 원하는 금액을 자발적으로 게시자에게 보내줄 수 있는 기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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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티스토리 밀어주기 기능 업데이트

2014년 당시 업데이트되었던 밀어주기는 서비스 기간 내내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기능이었을 뿐 굳이 내지 않아도 되는 돈을 쓰려는 독자는 극히 적었고, 실질적인 수익을 얻은 블로거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부진한 성과로 해당 기능은 결국 폐지되었습니다.

 

이번 응원하기 역시 지원 가능한 금액에만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밀어주기와 동일한 기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미 한 번 실패했던 방식을 그대로 되살린다고 해서 갑자기 활성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2. 스토리 크리에이터 끼워팔기

응원하기 기능은 2023년 10월 현재 이미 업데이트가 완료된 상태인데, 대부분의 티스토리 블로거들은 해당 기능을 실제로 활성화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응원하기는 모든 블로거가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스토리 크리에이터'들에게만 활성화가 허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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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크리에이터 제도는 과거 네이버블로그의 '파워블로거'와 유사하게, 특정 영역에서 꾸준한 창작활동과 좋은 성과를 보인 블로거를 티스토리팀에서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하여 인증마크와 함께 약간의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제도 자체에 큰 결함은 없지만, 이 시스템이 추가된 것이 시기적으로 앞서 언급한 카카오 광고 강제삽입 사건으로 티스토리에서 블로거들이 대거 이탈한 직후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티스토리 측에서 블로거 이탈로 인한 트래픽 감소를 막기 위해 스토리 크리에이터 제도를 신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가운데 이번 응원하기 기능이 스토리 크리에이터들에게만 허용된다는 점은 신경쓰이는 부분입니다. 별 수익도 안되는 잡기능으로 유혹해 창작자들을 잡아두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3. 희박한 수익 가능성

과거 밀어주기 시스템이 완전히 실패했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블로그 글을 읽은 독자가 게시물에 자발적으로 후원하는 시스템이 유의미한 수익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인터넷이 상용화된 이래 수 십년 간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수많은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왔는데, 이제와서 티스토리 블로그 따위에 자율적인 기부 버튼이 생긴다고 해서 거기에 돈을 지불할 것이라는 기대가 상식적일까요?

 

직접 얼굴 보면서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후원하는 것도 바보같은 행동으로 취급받는 세상이고, 웹툰을 돈 내고 보는 문화도 간신히 정착중입니다. 지금까지 블로그 글은 모두 무료로 읽는 것이 당연한 거였습니다. 다 읽었으면 그냥 뒤로가기 누르면 되는데 누가 귀찮게 후원버튼 누르고, 후원금액 선택하고, 확인 눌러서 돈을 낼까요? 

 

지극히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블로그 글 밑에 '안 눌러도 상관없는' 후원버튼 만들어 준다고 블로거 수익이 증가할까요?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입니다.

 

결론

티스토리는 애드센스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블로그 플랫폼으로서 수많은 국내 블로거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최근 자사광고 강제삽입으로 플랫폼 내 블로거들의 수익을 강탈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수많은 블로거들이 티스토리에서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티스토리 입장에서는 블로거들의 이탈이 곧 트래픽 감소로 이어지니 뒤늦게 스토리 크리에이터 제도 추가, 응원하기 기능 추가와 같은 업데이트를 진행중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루어진 업데이트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눈가리기에 가까울 뿐 실질적으로 블로거들의 수익 회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 뿐이며, 때문에 이미 이탈한 블로거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특히 이번에 추가된 응원하기의 경우 티스토리 측에서 블로거들의 수익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수익모델을 마련해주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더욱 실망스러운 상황입니다. 티스토리 팀의 기만적인 행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