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에서 제공하던 대부분의 서비스가 먹통이 되고, 네이버 및 다음 등 다른 서비스들까지 문제가 발생했던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당시까지만 해도 '데이터센터'라는 개념 자체도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었던 상황에 단 1번의 화재로 엄청난 여파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았습니다.
당시 사건 이후 정부에서는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이른바 '카카오 먹통 방지법'을 내놓겠다고 말했었는데요. 2023년 7월에 들어서서 네이버, 카카오, 삼성 등 일부 기업들을 대상으로 먹통 방지법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데이터센터 화재와 카카오 먹통의 여파
그런데, 카카오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기에 1건의 화재사고에 대응 법안까지 나오는 것일까요? 당시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한 상황들을 되돌아 보겠습니다.
- 카카오톡 비즈, 예약, 상담, 결제 등 카카오 서비스를 기반으로 영업하던 매장들이 순식간에 영업에 중대한 지장을 받아 직접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 카카오T,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이용 불가능하게 되면서 역시 영업에 상당한 지장이 발생했습니다.
- 카카오T 주차 서비스를 사용해 주차했다가 주차장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된 차량들이 발생했습니다.
기본적인 카카오 서비스 이용 불가로 인한 불편사항 외에도 위와 같은 현실적인 피해들이 대거 발생하였으며,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카카오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여 하루만에 2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카카오톡 사용자 대거 이탈,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정부 차원에서의 복구 개입과 책임 언급이 있었습니다.
카카오 먹통 방지법
개요
당시 사건을 기점으로, 정부에서는 '방송통신발전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전기통신사업법' 등 일부 법을 개정하는 내용의 '카카오 먹통 방지법'을 2023년 7월 4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규모 서비스 장애에 의한 이용자 불편과 혼란, 물리적/금전적 손실로 인한 피해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번 카카오 관련 문제 외에도 사회 전반적인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인터넷뱅킹, 결제시스템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들의 오류나 장애로 인한 피해들이 점차 발생하고 있어, 이를 대비하고 재해를 복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행 및 내용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 발표한 계획대로 2023년 7월 4일에 방송통신발전법을 비롯한 관련 법안을 개정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재난관리 대상 사업자 지정 확대, 디지털 재난 예방과 복구대책 강화, 통신사업자 및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재난관리 심의 강화 등이며,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및 과태료 관련 사항도 개정되었습니다.
상세한 개정 내용은 인터넷에서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국민 누구나 조회할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고자 하는 분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시행법령' 항목에서 7월 4일에 시행된 법령을 조회해 보시기 바랍니다.
적용 대상
이번 카카오 먹통 방지법을 통해, 트래픽 및 매출액 등에서 일정 규모를 넘어서는 기업들의 경우 '재난 관리 의무 대상'으로 선정되어 디지털 서비스 재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합니다. 재난관리 의무 대상은 크게 '부가통신서비스' 분야와 '데이터센터' 분야로 분류됩니다.
부가통신서비스 분야 선정 기준은 '일일 평균 국내 이용자 1000만명 이상' 혹은 '국내 트래픽 비중 2% 이상'에 해당하는 업체이며, 총 7개 업체가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업체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네이버
- 카카오
- 삼성전자
- 구글
- 메타플랫폼스
- 넷플릭스
- 아마존
데이터센터 분야 선정 기준은 '전산실 면적 22500제곱미터 이상' 혹은 '매출액 100억원 이상, 수전설비 용량 40메가와트 이상' 입니다. 선정된 업체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KT클라우드
- LG유플러스
- SK브로드밴드
- 삼성SDS
- 네이버클라우드
- MS 5673 코리아
이외 선정기준에 해당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보유 업체들이 함께 선정되었습니다.
관련 의견
일각에서는 이번 먹통 방지법에 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앞으로 국민과 사회를 지속적으로 위협할 디지털 재난에 대비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며 모범적인 국가 차원의 선제적 예방책이자 대응책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반면, 국내 IT업계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법안으로 국내 IT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이어간다면 결국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IT기술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수도 있으며, 이것은 곧 미래 산업으로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과거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과 카카오 먹통 사태를 간단히 되돌아보고, 이에 관련해서 지난 7월 4일 시행된 먹통 방지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국내 IT 대기업들이 모두 연관되는 법안이다 보니 의외로 걱정스러운 해석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번 '먹통 방지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나, 규제와 지원의 적절한 조화로 국내 IT기업들의 발전 가능성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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