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기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 모두에서 1위를 달성하며 좋은 시작을 보여준 모바일게임, 픽셀히어로가 최근 구설수에 휘말렸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게임들에서 논란이 되었던 '확률 조작'문제가 픽셀히어로에서도 발생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유저들과 운영진 사이에 의견 마찰이 발생했고, 최근 운영진이 이 문제가 사실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1. 발단
1-1. 픽셀히어로의 뽑기 시스템
픽셀히어로에는 다양한 영웅이 존재하며, 이 영웅들을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수집형 RPG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수집형 게임들이 그렇듯 픽셀히어로 역시 영웅을 수집하는 부분은 전체 게임 플레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어떤 영웅을 제대로 성장시켜 사용하려면 동일한 영웅을 여러 번 반복해서 획득해야 합니다.
게임 내에서 영웅을 획득하는 방법은 빛의 소환, 별빛 소환, 종족 소환, 희망 소환 등 다양한 형태의 '뽑기'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에서도 특별히 강력한 영웅들일수록 고급 뽑기에서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사용하는 재화의 상당량을 뽑기에 소모합니다.
1-2. 희망 소환 시스템
픽셀히어로에 존재하는 뽑기 중에서도 가장 많은 유저들이 대량의 재화를 소모하는 것은 '희망 소환'이라는 시스템입니다.
희망 소환은 일종의 기간제 뽑기 이벤트로, 다른 소환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 다른 대부분의 소환에 비해 그 가격이 비쌈.
- 획득하고 싶은 영웅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한 영웅의 획득 확률이 상승함.
- 120번을 소환해도 선택한 영웅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확정적으로 선택한 영웅을 지급함.
- 평소 획득할 수 없는 한정판 영웅을 소환할 수 있음.
이러한 특징 덕분에 많은 과금 유저들이 희망 소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특히 여기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한정판 영웅들은 그 성능이 대단히 강력해서 상위권을 유지하려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1-3. 의문
픽셀히어로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여러 차례의 희망 소환 이벤트를 진행해 왔고, 많은 유저들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희망 소환은 겉으로 보기에 이상없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였으며, 소환 회수 120번에 도달한 유저들도 정상적으로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유저들 사이에 한 가지 의문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픽셀히어로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단 한 명도 희망 소환을 1번에 성공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2. 픽셀히어로 확률 조작 논란
2-1. 희망 소환의 확률
픽셀히어로에서 고지한 희망 소환의 선택 영웅 획득 확률은 1.1%입니다. 높지 않은 확률인 만큼, 누군가 1명이 한 번만에 선택 영웅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반대로, 100명의 유저가 희망 소환을 시도한다면 그 중 1명 정도는 한번에 선택 영웅을 획득해야 확률에 맞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누구도 그런 경험을 하거나,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2. 의문 제기
여기에 대해 유저들은 지금까지 있어왔던 게임사들의 확률 조작 사건의 예시를 들어 픽셀히어로에도 '변동 확률'이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변동 확률이란, 게임사에서 뽑기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이러한 '천장'이 있는 뽑기 상품에서 초반에는 획득 확률을 낮추고, 후반에는 확률이 높아지도록 조절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러한 의문이 생기자 지금까지 희망 소환을 사용했던 다른 유저들의 의견이 빠르게 모이기 시작했고, 실제로 초반 21회의 뽑기에서 목표 영웅을 획득해 본 유저가 아무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에 유저들은 픽셀히어로의 운영사인 '유조이게임즈'에 이러한 사실을 들어 희망소환에 변동 확률이 적용된 것이 아니냐고 문의했습니다.
2-3. 운영진의 답변
희망소환의 확률에 문제가 있다고 거의 확신에 이른 한 유저는 공식 라운지에 이 문제에 대한 장문의 문의 게시물을 남겼고, 여기에 운영진 중 1명인 'GM클로스'는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운영진의 답변에 따르면, 희망소환의 선택 영웅 획득 확률은 이상없이 1.1%로 적용되고 있으며, 유저가 문의한 초반 구간 획득 확률 역시 동일하게 1.1%가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것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수치이기 때문에 한 명의 유저가 테스트한 결과와는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4. 유저의 실험 예고
GM클로스는 희망 소환의 확률이 정상적이라고 답변했지만 이미 유저들의 의견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 있었고, 이에 한 유저가 본인이 직접 100개의 계정, 2100번의 뽑기를 통해 실험해 보겠다고 나서기에 이르렀습니다.
해당 문의 게시물을 남기기도 했던 해당 유저는 운영진이 제대로 답변하지 않으면 직접 실험하고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처음부터 밝혔던 바 있으며, 운영진의 답변 내용을 확인하자 곧바로 실험을 예고했습니다.
2-5. 실험 결과 공개
운영진의 답변과 유저의 실험 예고로부터 단 하루, 실험이 완료되고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실험 결과는 유튜브에 영상으로 게시되었고, 의문이 제기된 초반 구간의 뽑기를 반복해서 실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만 총 924회의 뽑기가 진행되었고, 게시자의 주장에 따르면 영상에 담기지 않은 내용까지 포함해 총 2400회에 걸쳐 실험되었습니다.
만약 1.1%의 확률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었다면, 이 실험에서는 이론상 적어도 25회 이상 목표 영웅이 등장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실험으로 진행된 2400회의 뽑기에서 실제로 목표 영웅이 등장한 회수는 0회였습니다.
영상에 등장하지 않은 경우를 모두 제외하더라도, 영상에 담긴 924회의 희망 소환에서 단 한번도 목표 영웅이 등장하지 않았기에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2-6. 공지사항 게시
명백한 실험 결과가 공개되고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할 수 없게 되자, 공식 라운지에는 새로운 공지사항이 게시되었습니다.
공지사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희망소환의 초반 획득 확률은 낮게, 후반이 될수록 획득 확률이 높게 설정된 것이 맞다. 변동 확률이다.
- 그러나 모든 확률을 종합하면 결과적으로 1.1%가 맞으므로, 이것은 확률 조작이 아니다.
- 중국을 비롯한 다른 모든 국가에서도 동일한 확률이 적용되어 있으며, 그러므로 한국서버 차별이 아니다.
- 하지만 앞으로 한국서버에서는 모든 구간에서 동일하게 1.1%로 적용해 주겠다.
- 사과의 의미로 일련의 보상을 모든 유저에게 지급하겠다.
게임 내에 표기된 획득 확률과 실제 획득 확률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확률 조작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이 공지를 기점으로 픽셀히어로가 인게임 소환 확률을 실제와 다르게 공지한 것은 명백하게 사실로 밝혀졌고, 유저들의 본격적인 반발이 시작되었습니다.
3. 확률 조작 이후의 상황
3-1. 유저들의 반발
지금까지 게임 내 소환 확률이 조작되어 있었다는 점, 이를 운영진이 거짓말로 넘기려고 했다는 점, 실험으로 명백한 사실이 밝혀지자 그제서야 뒤늦게 인정했다는 점, 그런 중에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공지사항에서 말장난을 하는 점 등으로 인해 유저들의 여론은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수많은 유저들이 '확률 조작은 약관 위반이다'라고 주장하며 픽셀히어로에 환불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잘못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운영진을 비판했습니다.
3-2. 운영진의 대응
유저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픽셀히어로의 공식 라운지가 환불 요청과 비판으로 도배되자, 운영진은 공식 라운지에서 잡다한 이벤트를 진행해 해당 이벤트 관련 게시물이 작성되도록 유도, 기존의 환불 요구 및 비판 게시물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라운지에 환불 요청이나 비판성 게시물을 작성한 유저 중 일부는 운영진에 의해 게시물이 강제로 삭제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게시물에 욕설이나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게시물이 삭제당한 유저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잡다한 이벤트와 보상 정도로 여론이 잠재워지지 않자, 노골적인 여론 통제를 시도한 것입니다.
3-3. 공론화
운영진이 공식 라운지에서 여론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유저들은 곧바로 이 사실을 외부 커뮤니티에 알리며 공론화를 시작했습니다. 보상 문제보다도, 운영진의 이러한 태도가 괘씸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게임 관련 주제를 다루는 유튜버들에게도 이 소식이 빠르게 알려졌고, 이내 픽셀히어로의 확률 조작에 대한 영상이 유튜브에도 게시되기 시작했습니다. 한 영상은 4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하며, 해당 소식은 빠르게 알려졌습니다.
동시에, 일부 언론사에서도 인터넷 기사에서 해당 사건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에도 픽셀히어로가 확률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점과 이를 부정하려고 시도했다는 점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으며, 이로서 운영진이 더 이상 여론 조작을 시도할 여지는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4. 픽셀히어로 근황
4-1. 공지사항 재게시
유튜브와 언론에 확률 조작 사건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운영진은 여론 통제에 완벽히 실패했습니다. 이후 8월 7일, 픽셀히어로 공식 라운지에 새로운 공지사항이 게시되었습니다.
새로운 공지사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여전히 확률 조작은 아니라는 주장.
- 다만 변동 확률에 대해 정확히 고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함.
- 콘텐츠 분쟁 위원회 등에 로그를 제출하고, 조작이 없었다는 증거를 제시하겠음.
- GM클로스가 잘못된 답변을 한 점을 인정하며, 이에 사과함.
- 공식라운지 내 여론통제는 없었으며, 부적절한 게시물에 대해서만 삭제하였음.
- 신뢰할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음.
대체로 미안하다, 인정한다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었지만 여전히 확률 조작 자체는 사실이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4-2. 라운지 여론 관리
운영진이 라운지 내 여론 통제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유저들의 게시물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그러한 게시물이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잡다한 게시물 작성형 이벤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계속해서 쿠폰 이벤트, 인게임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한정 영웅을 배포하는 등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4-3. 환불 및 보상 요청 대응
유저들의 환불 및 뽑기 재화 보상 요청은 지금도 계속 무시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확률 조작을 사유로 환불을 요청한 유저들 중 제대로 환불받은 유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확률 정상화 이전에 사용한 소환 재화에 대해 배상하라는 유저들의 요구 역시 묵살되고 있습니다. 과거 확률 조작을 시도했다가 유저들에게 적발된 메이플스토리, 데스티니 차일드 등의 게임들은 유저들이 입은 금전적 피해를 인정하고 이에 대해 손해배상 개념으로 재화를 돌려준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픽셀히어로의 운영진은 이와 같은 재화 보상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상태이며, 국내법에 따라 처벌하기 어려운 중국 회사라는 점을 악용해 보상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5. 마치며
오늘은 픽셀히어로의 '희망 소환' 관련해서 발생한 뽑기 확률 조작 사건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변동 확률임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다가 유저들의 직접 실험으로 사실이 탄로나자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하는 부분도 대단히 실망스럽고, 이후에도 여론을 통제하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나서야 사과하는 모습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피해를 입은 유저들이 하루라도 빨리 정당한 배상을 받고 게임업계가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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